안녕하세요 국회사무총장 이광재입니다.
지난주 수요일 언론사 초청으로 강연을 다녀왔습니다. 현재의 경제 상황을 진단하고, 앞으로 국가적 도전 과제를 정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경제비상상황에 빠져 있습니다. 성장 신화는 흔들리고 국민의 삶은 더욱 나빠졌습니다. 국가 비상벨을 크게 울려야 합니다.
청와대, 국회의원, 도지사, 국회사무총장 경험을 통해 정리한 몇 가지 정책 아이디어를 강연에 담았습니다. 이번 주부터 2주간 강연록을 실어 보냅니다.
슬라이드만 약 50장에 달하는 긴 강연이었습니다. 전체 흐름을 찬찬히 따라가시길 권하지만, 아래 목차를 보고 궁금한 부분만 찾아보셔도 괜찮습니다.
의견을 답장으로 보내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일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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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1부)
1. 지금은 경제비상사태다
2.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① - 성공의 비결
3.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② - 독일의 교훈
(2부)
4. 구체적인 실행 전략 - 박정희와 노무현, 그리고 알파
5.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
6. 새로운 꿈을 꿀 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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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많은 사람들이 묻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2005년 우리나라가 G5로 올라설 것이라 낙관했습니다. 17년이 지나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이러다 2050년에 세계 20위권으로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지금은 분명한 경제비상상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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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과 대한민국 경제발전사를 생각해봅니다. 우리는 1차혁명에 실패했고 식민지의 비극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박정희의 산업화 정책과 국민의 성실함에 힘입어 2차혁명에 성공합니다. 3차혁명은 김대중, 노무현이란 지도자가 이끌었습니다. 초고속 인터넷과 3G 통신망을 깔면서 IT 강국으로 도약했지요.
이제 4차 산업혁명의 큰 파고를 넘어서야 할 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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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자세히 소개하겠지만, 4차산업혁명의 열쇠는 세 가지(D.C.100 - Digital, Climate change, 수명 100세 시대)에 있습니다. 시가총액이 증명하지요. 글로벌 순위를 볼까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가 디지털 대전환을 주도하고 있고, 테슬라는 기후위기 시대 모빌리티 판도를 바꿨습니다. 또한 코로나 이후 첨단바이오 기업이 인류의 '건강혁명'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상위 10대 기업도 세 가지 축으로 모두 분류할 수 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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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의 경제성장률을 비교하면 길을 가려낼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상반기 성적표를 보지요. 이스라엘, 미국, 일본은 비교적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와 중국은 각각 0.6%, 0.8% 성장하는 데 그쳤습니다. 그 아래 프랑스, 영국, 독일 지표는 다소 놀랍습니다. 유럽 선진국의 부진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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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는 올해 1.4% 안팎 성장에 머물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요인은 여러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반도체의 위기입니다. 우리 산업의 기둥인 반도체에서 수십조 적자가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14년만에 최악의 실적을 거두고 있지요. 하반기엔 반등할 것이란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마저도 사라졌습니다.
또 하나는 저출생 고령화의 심화입니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 흐름대로면 생산력은 추락하고, 지금의 사회 복지 체계는 지속 불가능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경제성장률은 떨어지는데 나라는 쪼그라드는 상황. 앞날을 그리기 어려운 위태로운 현실. 우리의 운명을 바꿀 방법은 없는 것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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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국가 전체적으로 비상한 문제의식을 갖고 비상한 노력을 기울일 때입니다. 한 번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잘되는 나라는 왜 잘되는가? 미국, 일본, 이스라엘이 무엇을 잘하고 있는 것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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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미국에서 최근 이슈가 많이 된 것이 IRA법이었죠. 자국의 제조업에 투자해라, 그러면 세제 혜택을 주겠다는 내용입니다. 레이거노믹스 이후 미국은 제조업 아웃소싱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금융과 IT 산업 중심으로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습니다. 애플이 1976년, 마이크로소프트가 75년에 만들어진 회사들입니다. 그런데 제조업을 중국에게 뺏기니 다시 리쇼어링 기업에 대대적 혜택을 주겠다며 나온 것이죠. 일본도 반도체 부활을 꿈꾸며 적극적 리쇼어링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연간 500여개 기업이 돌아온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국은 왜 리쇼어링이 안될까? 확실한 인센티브가 없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지금 국내에서 기업하는 사람들이 진정한 애국자 아닌가요? 애국에 대한 확실한 보상이 필요합니다. 외국인 투자기업에게 주는 혜택만큼, 국내에 투자한 우리 기업에도 과감한 인센티브를 줘야합니다. 이 역차별을 없애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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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똑같이 매출 100억을 내는 회사가 있는데 한 곳은 한국에, 다른 한 곳은 해외에 공장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누구에게 인센티브를 줘야 할까? 저는 전자라고 생각합니다. 국내에서 일자리를 만들어내기 때문이죠.
일자리 실적을 포인트화해서 세제 혜택을 주자. 특히 가업 승계 시 상속세나 증여세를 깎아주자. 그러면 더 많은 기업이 일자리 창출에 열정적으로 뛰어들지 않을까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제조업은 중요합니다. 지금 미국 정치의 위기를 ‘제조업의 몰락’에서 찾는 분석이 많습니다. 경제의 하부 토대가 취약하면 반드시 분열적 요소를 낳기 때문이죠. 제조업도 살리고, 일자리도 늘리는 지혜를 꼭 찾아내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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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로 결국 미중 패권경쟁의 핵심은 과학기술경쟁입니다. 기술력을 일으켜야 하는데, 저는 이스라엘과 싱가포르에 주목합니다. 특히 벤처의 성지 이스라엘에 가보면 세계적인 R&D 센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좋은 벤처 씨앗을 보면 투자하고, 이를 나스닥 상장까지 돕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요.
아시아 소재 다국적 기업 본부가 약 7천 개 있는데 싱가포르에 4200개, 홍콩에 1400개가 있다고 합니다. 좀 더 조사해봐야겠습니다만 한국엔 대략 백여 개가 있다고 하죠. 최근에는 홍콩, 대만의 본부들이 지정학적 이유로 빠져나오고 있는데, 이것이 일본으로 가느냐 한국으로 가느냐 갈림길에 있다고 합니다.
이 다국적 기업 본부들을 유치하는 국가적 프로젝트에 나서면 어떨까요? 양질의 일자리가 생기고, M&A가 활발해지면서 세계적인 나라로 거듭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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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를 좀 더 살펴봅시다. 우리는 저출생 예산에 17년간 332조원을 쏟아부었습니다. 실패한 정책이었죠. 생활비는 너무 비싸고, 직장은 불안정하고, 교육비는 치솟으니 자식 키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더구나 이제 100세 시대에 노후 준비도 빠듯한 현실입니다.
싱가포르 인구 구성을 보면 본토 사람이 63%입니다. 약 37%가 외국에서 들어왔어요. 그중에서 장기거주 외국인이 있고, 영주권자가 있습니다.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는 외국인 가사도우미의 경우, 싱가포르는 국가적으로 지원합니다.
정부가 이민청 설립을 추진하고 있지요. 싱가포르처럼 이민 정책의 대전환을 이뤄내고 ‘기회의 나라’로 바뀌어야 대한민국이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봅니다. 특히 아시아의 핵심 기술인력을 끌어들이는 과감한 솔루션이 필요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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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 사례들을 봤으니, 이제 실패의 교훈을 얻어봅시다. 성장률이 떨어지는 나라들은 어떤 문제를 갖고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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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살펴본 성장률 지표에서 가장 충격적인 나라는 독일입니다. 유럽의 자존심, 제조업 최강국 독일이 어쩌다가 0%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일까?
두 가지 원인을 들 수 있습니다. 첫째, 독일은 디지털 대전환에 실패했습니다. 전통의 제조업 인프라가 강했지만 신산업을 일으키는 데는 많이 늦었지요. 독일에 거점을 둔 유명 IT 기업을 들어본 적 있나요? 최강자였던 자동차 기업들도 테슬라에 밀리는 상황입니다.
둘째, 에너지믹스의 실패가 치명적이었습니다. 독일은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47%에 달해 전세계 '신재생에너지의 학교’로 불리는 나라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습니다. 문제는 천연가스의 절반 이상을 러시아에서 들여온 것이지요. 결국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면서 러시아가 가스관을 막아버리자, 심각한 에너지난에 빠지게 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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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교훈을 정리해봅시다. 디지털 대전환에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국가 에너지믹스를 합리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것. 전자는 그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큽니다만, 후자의 에너지 문제는 우리도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보는 신재생에너지와 탈원전을, 보수는 원전만 강조하는 ‘이분법적 논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용인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가 만들어지고 있지요. 여기에 수급할 전력을 어디서 구하나요? 신재생에너지 생산도 안 할 수 없습니다. 탄소중립은 이미 국제적 약속이 됐고, 무엇보다 RE100에 실패하면 기업이 수출할 수 없는 현실로 가고 있습니다. 당장 삼성전자는 미국과 중국, 유럽 공장에서 RE100에 성공했는데 국내에선 발만 동동 구르고 있지요.
분열된 땅 위에 집을 지을 수 없듯, 에너지 전략은 진보와 보수를 넘어 과학에 입각해 결단해야 합니다. 각 에너지 분야별 전문가 모두가 모여 최적의 믹스를 찾아내는 ‘국가 에너지 대토론’을 제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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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kjwj@naver.com 서울시 영등포구 의사당대로 1 국회의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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