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散策)은 ‘휴식을 취하거나 건강을 위해 천천히 걷는 일’입니다. 누군가는 혼자 걸으며 깊은 상념에 빠지고, 누군가는 함께 걸으며 사는 이야기를 나눕니다. 음악을 듣기도 하고, 뛰노는 반려견을 미소로 감상하며, 때론 벤치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기도 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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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광재입니다.😃
“대한민국은 고래 사이에 낀 새우에 불과하다.”
저는 이 말이 불만스럽습니다. 우리의 운명을 왜 단정짓는 건가요? 가만히 앉아 등 터지지 않길 기도만 해야 하는 걸까요?
미중 고래 싸움에 허우적대는 새우의 운명을 살지, 아니면 고래를 움직이는 당당한 나라가 될지. 그건 우리의 의지와 전략에 달린 것이지요. 사람은 꿈의 크기만큼 큽니다. 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운명을 거는 도전이 있어야 운명이 바뀌는 법입니다.
대통령 방미 직전인 지난 일주일 워싱턴에 다녀왔습니다. 미중일러에 둘러싸인 한반도의 험난한 운명을 실감했습니다.
현실이 답답할수록 생각은 또렷해야 합니다. 외교는 예술입니다. 신중하되 날카롭고, 드러나되 숨어있는 '말의 예술'로 승부를 봐야지요. 외교는 과학입니다. 무엇을 지켜내야 할지, 무엇을 얻어낼지, 무엇을 양보할지 냉철한 분석과 논리로 움직이니까요.
“대한민국은 고래를 움직이는 나라, 고래를 품는 바다 같은 나라다!”
세계인이 이렇게 평가하는 미래를 꿈꿔봅니다. 요동치는 국제 정세 속에서 대한민국의 길을 깊이 고민해봅니다.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많으니, 같이 걸어보시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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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을 여는 문장
“자유생장을 택한 나무들은 자라는 속도가 빠른 대신 그만큼 대가를 치러야 한다.
속이 빈다든지, 속이 차 있어도 목질이 물러 조그만 위협에도 쓰러지기 쉽다.
하지만 1년에 딱 한 마디씩 생장하는 소나무는
천천히 자란 덕에 속을 꽉 채우므로 천 년의 풍상을 견뎌낸다.”
- 우종영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中 -
소나무는 산꼭대기 바위틈에서도 자라는 질긴 생명력을 지녔습니다. 5천년 가까이 자라 세계에서 가장 나이 많은 생명체 ‘므두셀라’도 소나무라네요.
비옥한 토양에서 빠르게 자라는 '속성수'와 달리 소나무는 척박한 바위 땅에서 1년에 한 마디씩 큽니다. 고난과 역경에도 늘 푸른 모습 때문일까요, 소나무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나무입니다.🌲
대한민국도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라는 속성수 틈바구니에 선 소나무를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임진왜란, 병자호란, 일제강점과 남북분단, 한국전쟁이라는 천 년의 풍상을 견뎌낸 것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내실을 다져왔기 때문이겠죠.
앞으로 닥칠 미래는 더 엄혹합니다. 한순간 오판으로 국민이 고통받을 수 있습니다. 더 단단한 각오로 속을 채우며, 다음 한 마디의 전진을 준비해야겠습니다.
키 큰 나무들 속에서 한반도가 당당한 소나무처럼 살아갈 수 있는 길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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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D.C. 백악관으로부터 북동쪽으로 약 1.5km 떨어진 로건 서클에는 적갈색의 3층 벽돌 건물 하나가 있습니다. 134년 전인 1889년 2월, 개화의 폭풍을 헤쳐가던 동아시아 반도국 조선은 이곳에 외교 공관을 만들었습니다.
1905년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이 일제에 뺏긴 날, 한미관계의 싹을 틔워가려던 16년의 꿈은 스러졌습니다. 고종이 2만5천 달러에 사들인 공사관 건물은 1910년 8월 일제가 고작 5달러에 강제 매입해 팔았지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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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 일정 중 짬을 내 이곳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을 찾았습니다. 각층 마다 사료를 바탕으로 당시 공관의 모습을 재현해 놓았어요. 1층의 객당, 식당, 정당부터 2층 공사집무실, 서재, 침실까지 당시 공관원들의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었지요.
3층에 오르니 한미 교류사를 담은 전시 공간이 펼쳐졌습니다. 1888년 워싱턴에서 활동하던 박정양 공사 일행의 단체 사진이 인상적이더군요. 이완용도 그 중 한 명이었는데, 그의 신체 부분이 찢겨 있었습니다. 사진에서 유일하게 훼손된 흔적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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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8년 박정양 공사 일행의 모습
앞줄 왼쪽부터 이상재, 이완용, 박정양, 이하영, 이채연
뒷줄 왼쪽부터 김노미, 이헌용, 강진희, 이종하, 허용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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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진 공사의 아들 이위종 열사도 공사관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외국어 실력이 뛰어나 사람들이 ‘공사의 꼬마 보좌관’이라고 불렀다죠. 그는 헤이그 특사 3인방의 일원으로 세계에 독립에의 강렬한 의지를 알렸고, 일제로부터 종신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고국에 돌아오지 못한 그는 러시아로 건너가 혁명가의 삶을 택했습니다.
이위종과 이완용. 머나먼 이국땅 같은 공간에서 같은 꿈을 꾸었지만, 누군가는 치열한 독립운동의 길을, 누군가는 적극적 친일의 길을 걸어갔습니다. 무엇이 그들의 삶을 갈라놓았을까요? 어떤 마음의 불씨가 다른 선택을 만들어 낸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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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진 공사 부부와 아들 이위종의 가족 사진
오른쪽은 제4대 공사 이채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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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은 뺏겼어도 우리의 독립 의지는 꺾이지 않았습니다. 미주 한인들은 공사관을 되찾아야 할 국권의 상징으로 여기고, 태극기를 그려 넣은 공사관 엽서를 제작해 주고받았지요. 끝내 100년이 지난 2012년 문화재청이 건물 재매입에 성공했고, 2018년 5월 22일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이 역사 공간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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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힘을 키우고자 타국에서 치열하게 살아낸 선조들을 기억합니다. 그들은 최신 문물을 들여오는 안테나이자, 열강에 우리의 목소리를 알린 강력한 메신저였습니다. 국제 질서가 흔들리는 지금일수록, 선명한 역사의식으로 뿌리를 단단하게 잡아야 합니다. 워싱턴에서 가장 마음을 울렸던 순간을 여러분과 공유합니다.
(사진 출처: 직접 촬영 외 스타벅스코리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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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님께 제안드립니다. 국회 직원들과 진짜 5분간 산책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주시면 정말 좋겠습니다."
-국회 직원 000님-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거리에도 불구하고, 메일을 읽는 동안 함께 산책하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게 하네요. 스팸 메일일까 하는 의심에서 출발했지만, 어느새 정독하고 있는 저를 발견합니다. 항상 좋은 글귀, 생각의 공유 감사합니다."
-박00님-
"보내주신 산책이야기 너무나 감사히 잘 읽고 있습니다. 온통 대지가 꽃 내음으로 가득합니다. 이 좋은 계절과 기온속에 늘 건강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믿음, 희망, 꿈과 같이 보이지 않는 것들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백00님-
답장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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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당대로1, 사람사는 이곳
국회를 국민에게, 국민을 국회로!
국민의 65번 국회방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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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서 국회방송 채널을 틀어본 적 있으신가요? <대한늬우스>의 후예 KTV가 정부의 정책 성과를 알린다면, 국회방송 NATV는 국회의 주요 회의, 국정감사, 청문회를 생중계로 방송합니다.
국회방송이 내년이면 개국 20주년을 맞이하네요. 국회를 담은 소중한 기록이 영상회의록시스템에 차곡차곡 쌓여 대한민국의 나이테가 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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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채널 65번으로 즐기는 ‘안방 국회’를 넘어, 유튜브를 통한 ‘내 손 안의 국회’ 시대를 열고자 국회방송에서 매일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유튜브 채널 <NATV 국회방송>을 통해 국회의 문턱을 낮추기 위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답니다.
최근에는 에이핑크 초롱 씨가 열심히 국회 곳곳을 알려주고 계시지요. 구독과 좋아요, 알림 설정으로 힘을 보태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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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청년과 국회의원의 맞장(MZ) 한 판' 혹시 보셨을까요? 선거제 개혁을 두고 한바탕 난상토론이 벌어졌습니다. 국민연금이나 저출생·고령화 문제, AI의 현재와 미래 같은 국가 과제를 두고, 앞으로도 국민과 국회가 벽을 넘어 대화하는 시간을 많이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국민 채널' 국회방송이 되는 그날까지, 파이팅!
(사진 출처: 국회방송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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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밤 이 음악&영화 🎥
애국애민에는 좌우가 없다
- <남한산성>(20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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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남한산성>은 세상의 변화를 읽지 못해 국토가 유린되고 백성이 생명을 잃은, 뼈아픈 실패의 서사시입니다.
중국이 명에서 청으로 교체되던 시기, 청나라의 조선침략은 예견돼 있었습니다. 죽으면 죽었지 오랑캐에게 항복해선 안된다는 김상헌의 척화론. 국가와 백성을 전란의 위기에서 구해야한다는 최명길의 주화론이 러닝타임 내내 팽팽하게 대립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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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 나는 살고자 한다. 그것이 나의 뜻이다.
최명길: 전하, 살고자 하시면 답서를 보내시어 말길을 트시옵소서.
김상헌: 진정 살고자 하신다면 답서를 보내지 마시옵소서.
알쏭달쏭하죠. 분명 살자는 말인데, 최명길의 말과 김상헌의 말은 칼이 되어 인조를 겨눕니다. 명분의 세계에서 실리의 세계로 옮겨가던 동아시아 변화 속에서, 김상헌과 최명길 두 사람은 역사가 부여한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그들의 대립은 필연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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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헌이 시 짓기를,
양대의 우정을 찾고(從尋兩世好) 백 년의 의심을 푼다(頓釋百年疑).
명길이 시 짓기를,
그대 마음 돌 같아 끝내 돌리기 어렵고(君心如石終難轉), 나의 도는 둥근 고리 같아 경우에 따라 돈다(吾道如環信所隨).”
김상헌은 최명길이 보신과 관직 때문에 주화를 주장하는 것으로 오해했습니다. 최명길은 김상헌이 명예욕으로 주전을 주장하는 것으로 의심했습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두 사람은 서로를 이해하게 되었고, 감옥에 갇혔을 때 시를 나누며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되었다고 하지요.
석양이 아름다운 것은 낮과 밤이 만나기 때문입니다. 일출이 아름다운 것도 밤과 아침이 만나는 경계이기 때문입니다. 두 사람은 '애국애민', 사심없이 나라와 백성을 사랑하는 길 위에 대립의 언어로 함께 서있었지요. 그래서일까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처연하면서도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다섯 번째 레터를 마칩니다. 다음주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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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kjwj@naver.com 서울시 영등포구 의사당대로 1 국회의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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