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광재와 5분 산책' 스물한 번째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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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광재입니다.😁
요즘 영화 한 편의 여운에 빠져있습니다. 지난 광복절에 개봉해 흥행 중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입니다.
3시간 긴 러닝타임 안에 생각할 거리가 가득하더군요. 영화 코너에서만 소개하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품이 던진 정치적, 철학적 질문을 꼭지별로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대략적인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과학기술은 선악과인가 무한한 축복인가? 미국이 초강대국으로 일어선 힘은 무엇인가? 정의에 다가서는 의회 제도는 무엇인가? 국가 목표와 개인 양심간 갈등은 어떻게 풀 수 있는가?
원작이 있고, 실화에 기반했으므로 스포일러를 크게 의식하지 않겠습니다. 작품을 보지 않으셔도 좋아요. 같이 몇 가지만 생각해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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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3차 세계대전이 어떤 무기로 치러질지 모르지만,
4차 세계대전은 막대기와 돌로 싸울 것이라 예상한다“
- 알버트 아인슈타인 (물리학자, 1879~19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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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대국으로 일어서는 담대한 도전
- 국가급 과학 프로젝트의 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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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상온 초전도체 논쟁이 뜨거웠습니다. 나라의 운명을 바꿀 과학기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느낄 수 있었지요. <오펜하이머>의 인기도 그 흐름 속에 있어 보입니다.
영화는 인류 역사를 바꾼 결정적 과학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와 일제에 맞서 미국은 핵폭탄 개발을 위한 ‘맨해튼 프로젝트’에 나섭니다. 그 리더가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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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 (1904~19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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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프로젝트엔 리처드 파인만, 에드워드 텔러, 닐스 보어 등 세계적 과학자들이 참여했습니다. 1942년부터 1946년까지 약 20억 달러(오늘날 기준 약 230억 달러)가 투입됐지요. 1945년 첫 핵폭탄 실험 ‘트리니티 실험’에 성공 후, 미국은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폭탄을 투하합니다.
맨해튼 프로젝트의 성공은 전후 미국이 압도적 군사력을 바탕으로 최강국 지위를 점하는 계기가 됐지요. 또한 국적, 배경, 이념과 상관없이 실력있는 인재를 모아 궁극의 국가 목표를 달성하는 힘을 보여줬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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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천재'
리처드 필립스 파인만 (1918~1988) |
'수소 폭탄의 아버지'
에드워드 텔러 (1908~20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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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8월 9일
나가사키에 투하된 '팻 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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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 15년 후 미국은 스스로를 한 차원 더 도약시키는 두 번째 거대 과학 프로젝트에 나섭니다. 1961년 마흔 셋의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우주를 가리키며 국민에게 외쳤지요.
“우리는 달에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그것이 쉽기 때문이 아니라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우리 모두의 역량과 기술을 한 데 모아 가늠해 보는 일이 될 것입니다.” 달 탐사 계획 ‘아폴로 프로젝트’였습니다.
프로젝트는 역사적인 성공을 거둡니다. 1969년 7월 16일 아폴로 11호는 인류 최초로 달에 첫 발을 내딛습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중심으로 과학기술이 꽃을 피웠고 미국은 초강대국 지위를 확고히 다졌지요. 오늘날 통신, 저궤도 위성, 우주 항공, 데이터, 국방 등 첨단 분야에서 미국은 세계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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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5월 25일
케네디 대통령, 아폴로 계획 선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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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운명을 바꾸려면 획기적인 ‘점핑(Jumping)’의 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에 제안합니다. 우리도 국가급 거대 과학 프로젝트에 담대하게 도전해봅시다. AI, 신소재, 첨단 바이오, 우주 항공 등 핵심 전략기술 목록을 만들어 인재와 자본을 대대적으로 모아봅시다. 과감한 인센티브를 줘서 세계적인 과학자, 기술자들을 데려옵시다. 그러면 우리의 미래가 어떻게 바뀔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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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한 무더운 여름도 서서히 지나고 있습니다. 힘든 국민들은 희망을 찾고 싶어합니다. 그래도 가끔 5분 산책 희망의 편지가 위안을 주고 있습니다."
-정00 님-
"오늘 IT강국에 관한 글 크게 공감합니다. 국가 차원의 IT 정책 추진과 더불어, 앞으로는 지역 주민 삶의 질 개선이 피부로 느껴질 수 있도록 지역 디지털화에도 보다 큰 관심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김00 님-
"<D.P.> 음악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성00 님-
이 외 답장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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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당대로1, 사람사는 이곳
진실과 정의에 더 가까이 가는
청문회 제도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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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 제목은 '사람사는 이곳'이지만 오늘은 양해를 구하고 제도 이야기 잠시 해보겠습니다. 아, 물론 사람과 관련된 주제입니다. 바로 '국회 청문회'입니다.
영화를 보면서 ‘만약 스트로스 제독이 지금 한국에서 청문회를 거쳤다면 어땠을까?’ 궁금해지더군요. (루이스 스트로스 - 미 에너지국위원장, 상무장관을 지냄. 작품에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연기. 그와 오펜하이머의 청문회가 영화의 핵심 스토리 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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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총 네 종류의 청문회를 실시합니다. ① 입법청문회 ② 감독청문회 ③ 조사청문회 ④ 인사청문회가 그것이지요. 인사청문회에만 집중된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정책과 법률 전반에 대한 심층 토론의 장으로서 청문회를 적극 활용합니다.
미국은 다수당에 본회의와 상임위 의사일정 결정권을 부여하는 반면, 소수당에 청문회 실시권을 부여합니다. 국정 견제의 기회를 보장하기 위함이지요. 또한 의원 외 보좌진도 청문위원으로 참여한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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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선 청문회 제도를 손질하자는 목소리가 자주 제기됩니다. 주로 ‘정책청문회를 공개로, 도덕성 청문회를 비공개로 하자’는 주장이지요. 문제는 여당일 때만 외치고 야당이 되면 입장을 바꾸기 때문에 개선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야당이 점수 올리기 가장 좋은 기회가 인사청문회니까요.
엄밀한 도덕성 검증과 무차별적 신상털기는 종이 한 장 차이입니다. 또한 실력있는 인재의 활용이란 측면에서도 고민해볼 지점이 많지요. 미국이 무조건 정답이라 볼 순 없겠지만, 권위와 실력을 보장하는 시스템은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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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밤 이 음악&영화 🎥
두 번째 선악과, 그리고 양심에 대하여
- 영화 <오펜하이머>(20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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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개봉날짜가 잡히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생각이 많아지더군요. 폭탄 개발 성공 후 오펜하이머는 “자신의 손에 피가 묻었다”라며 고통스러운 죄책감에 시달리지요. 어쨌거나, 그가 만든 것은 '대량살상무기'이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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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다”
영화의 철학적 핵심은 ‘모순’입니다. 오펜하이머는 성취의 기쁨과 양심의 가책을 함께 느끼는 양면적인 인물입니다. 그가 만든 핵무기는 가공할 살상력으로 인류 절멸의 공포를 가져왔지만, 이 때문에 역설적으로 전쟁 억지력을 갖고 있지요. 그가 사랑한 '자유의 수호자' 미국은 냉전을 명분으로 '이념의 자유'를 억압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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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는 전례없는 막강한 무기를 인류에게 선물한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가 될거야.
인류는 아직 이걸 감당할 준비가 안 됐어.”
원자 폭탄 개발처럼 인류가 이전과 다른 새로운 세계로 접어드는 결정적 순간을 ‘오펜하이머의 순간’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 우린 제2의 오펜하이머의 순간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대전환과 AI 시대가 오고 있지요.
어떻게 지혜를 모으냐에 따라 AI 기술은 재앙이 될 수도, 축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에게 두 번째 선악과가 주어진 것일까요? 프로메테우스의 불에서 문명의 눈부신 발전이 이뤄졌듯, 이번에도 인간의 가능성을 믿어보고 싶습니다.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 크리스토퍼 놀란 <인터스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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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kjwj@naver.com 서울시 영등포구 의사당대로 1 국회의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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