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광재와 5분 산책' 서른 다섯 번째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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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이 전쟁 같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나은 미래가 올 수 있는가?’ 한숨과 걱정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옵니다.
‘경제와 민생’이 안 좋습니다. ‘외교와 안보’가 흔들립니다.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3대 위기의 파고가 대한민국을 덮쳐오고 있습니다.
정치는 무엇을 하고 있나요? 정치는 왜 존재하는 것입니까? 국민을 위해 정치가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무능하고, 국회는 게으릅니다. 국민의 삶은 빈곤합니다.
지난 9월 ‘국가 자부심’이 떨어졌다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나는 대한민국 국민인 것이 자랑스럽다’라는 응답이 58%라 합니다. 3년 전(80%)보다 크게 줄어든 결과입니다. 국격과 자부심의 추락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정말 정치가 잘해야 합니다. 정치만 잘하면 됩니다. 대대적인, 혁명적인 변화가 절실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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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이 식사합시다> 톺아보기
신념과 실용의 조화를 꿈꾼다
- 대박 오므라이스 & 포장마차 대합탕 & 샤부샤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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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에서 마지막으로 떨어졌을 때 노무현은 정치를 그만두려고 했다. 어느 날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 “힘들어서 못하겠다.” 노무현과 오랫동안 함께했지만 처음 듣는 말이었다. 주위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보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즈음에는 노 대통령 자신도 좀 지쳤던 것 같다. 저러다 정말 정치를 그만두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는 마음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노무현이 정치를 계속하게 만들 수 있을까. 일단 돈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보다는, 보좌진으로서 용기를 잃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을 그에게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식당이다. 내 생애, 팔자에도 없는 식당을 열게 된 이유다. (p.1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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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청진동에 음식점을 열었다. 점포는 80평 정도 되었으려나. 상호는 ‘소꿉동무’라고 지었다. 밥값 문제 정도는 해결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개인적으로는 최초의 자영업 도전이기도 했다. 낮에는 밥을 팔고 저녁에는 술을 팔았다. 그때 깨달았던 것이 있다. 낮에 장사해 이익이 남아야 식당이 살아남는다는 사실이다. 물론 밤 장사로도 이익은 남는다. 그런데 낮에 밥을 팔아 번 돈으로 가게 임대료와 직원 인건비 정도는 건질 수 있어야 밤에 술을 팔아 번 돈이 고스란히 이익이 되었다. 이윤을 극대화하려면 밤 장사를 열심히 잘하는 것도 좋지만 낮에 밥을 많이 팔아야 한다는 교훈을 깨달았다. 낮 장사에 진심을 쏟게 되었다. (p.1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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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셋에 노무현이라는 사람을 만난 후
내 인생은 폭풍처럼 흘러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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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적 대통령 제도를 바꾼다는 것은 대통령 집무실만 다른 곳으로 옮긴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집무실은 옮겼는데 대통령의 제왕적 권력은 그대로 있다면, 대통령의 독단적 행태는 과거보다 더욱 심해졌다면, 아무런 의미도 없고 오히려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다. ‘쇼’를 할 것이 아니라 구조를 바꾸어야 한다. (p.2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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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7월 종로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노무현을 사랑하는 이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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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소꿉동무’에서 오므라이스를 팔던 시절, 나는 마음속으로 주방장 탓을 많이 했다. 주방장이 요리를 못하니까 손님의 반응이 좋지 않다고 생각했고, 주방장이 태만하니 매장 운영이 매끄럽지 않은 것이라고 불평하는 마음을 가졌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주방장 개인의 역량에 지나치게 의존했던 나 자신이 가장 문제이지 않았을까.
지금껏 우리나라 정치가 바로 그러한 ‘주방장 정치’다. 대통령이라는 개인의 역량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정치로 굴러왔다. 특정 정치인 개인이 아니라 시스템이 이끌고 가는 정치가 되어야 한다. 인치人治가 아니라 정치政治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시스템 정치를 구축하기 위해 진지하게 노력해왔던가. 노무현의 선견지명을 돌아보아야 한다. (p.2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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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찬이 끝나면 대통령이 나를 부르곤 하셨다.
“이 실장, 오늘은 평창동 어때?”
퇴근 무렵에 동료가 “오늘 한잔 어때?” 하면서 능청스런 표정을 짓는 일반 직장의 풍경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평창동이라는 말에 내 마음에도 회심의 미소가 번졌다. 평창동 주택가 언저리에 포장마차가 하나 있었다. 그 집 대합탕이 아주 맛있었다. 보글보글 끓는 대합탕에 소주 한잔 마시는 것으로 하루의 피로를 풀었다. 비 오는 날이면 빗물 떨어지는 소리가 또르륵 또르륵 들리는 것이 너무나 정감 넘치는 포장마차였다. (p.2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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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함께한 수백 번의 식사를 떠올린다
나라의 미래, 우리의 삶을 고민한 순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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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실용주의는 외교 노선에도 그대로 반영되었다. 취임 초기에 참모들을 불러놓고 갑자기 물었다. “미국 없이 우리가 살 수 있어요?” 그동안 홀로 생각해왔던 것을 툭 던지듯 꺼내기를 즐겨 하는 사람이 노무현인지라 우리가 모르는 사이 또 이런저런 고민을 많이 했겠구나 짐작했다. “한국과 미국의 관계에 대해 각자 연구해 발표해봅시다.” 그것이 1차 지시였다. 검토 결과를 받아보고는 이렇게 말했다. “미국과 잘 지내야겠습니다. 이제 구체적 방법을 강구해봅시다.” 여러 토론이 이어졌다. 한국와 미국이 동맹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미국이 하자는 대로 하는 것이 동맹국의 자세일까? 미국도 과연 그것을 바랄까? 진정한 한미동맹의 모습은 어떤 방향이어야 할까? 다양한 논점으로 흘렀다. (p.236-2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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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친중 아니야?"라고 묻는 사람들에게 답한다
"나는 친미이면서 친중이다. 외교는 친구를 더 많이 사귀고, 적은 최소화하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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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을 결정할 때 노 대통령이 견지한 원칙은 두 가지였다. 첫째, 정책을 결정할 때는 특정인과 독대하지 않았다. 한 사람 말만 듣고 국정이 좌지우지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했다. 둘째, 사안에 대한 찬반 의견을 반드시 함께 들었다. 대통령이 한쪽 입장에 굳건히 서는 것이 아니라 심판 역할을 맡으려 했다. 질문하고 정리하고 반론도 들으면서 결론이 도출되는 과정을 즐기는 성격이었다.
인사에 있어서도 조화와 균형을 고려했다. 진보-보수 입장을 가진 관료와 참모를 두루 중용했다. 예컨대 외교에 있어 진보적인 윤형관, 보수적인 반기문을 외교통상부 장관과 외교안보수석비서관에 각각 기용했다. 경제에 있어서는 보수적인 김진표와 진보적인 이정우가 부총리와 정책실장으로 조합을 이루도록 했다. 대통령의 역할은 그들이 일상적으로 소통하도록 돕고, 의견이 대립하는 부분이 생기면 숙의를 거쳐 어느 한쪽이 이성적으로 승복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었다. 결정된 정책에 대해서는 권한과 함께 책임을 강조했다 (p.239-2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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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부샤부 전문점에 가보면 각종 소스 재료가 다양하게 놓여 있다. 각자 취향에 따라 만들어 먹는다. 다른 사람은 어떻게 소스를 배합하는지 구경하는 재미도 나름 쏠쏠하다. ‘저런 방법도 있구나’ 하면서 흉내를 내보기도 한다. 물론 그러다 실패할 확률도 높지만 세상 사람들의 다양성을 확인하는 좋은 계기가 되기도 한다. 샤부샤부에는 자유가 있다. 자유는 다양성 가운데 자란다. 역시 만족스럽다. (p.255-2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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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꾼은 당선을 갈구한다. 정치인은 꿈과 현실을 조화시키는 성공을 추구한다. 정치가는 현실보다는 미래의 꿈을 중시한다. 나는 정치가의 길을 걷고 싶다. (p.2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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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꾼, 정치인이 아니라
미래의 꿈을 이루는 '정치가'의 길을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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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먹고사는 문제에 집중하자. 특히 내가 정치적 기반으로 삼은 첫 지역구는 우리나라에서도 낙후한 지역으로 알려진 내 고향 마을이었다. 그곳이 먹고살게 해주자. 희망이 보이는 땅으로 만들어보자. 그러면 대한민국 전체도 희망을 얻을 수 있지 않겠나. 내가 그렇게 만들 수 있다. 그런 의지로 뛰어다녔다. 경조사는 챙기지 않았다. 정말 일부러 챙기지 않았다. 하지만 ‘마을회관에서 가장 많이 잠을 잔 국회의원’으로는 남고 싶었다. (p.2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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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미래는 아이들이다
교육 투자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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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 공부 열심히 하겠습니다.” 교실에 들어갔는데 칠판마다 아이들이 자신의 각오를 써놓았다. 그 문구를 보고 눈시울이 붉어지고 마음속으로 울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 ‘이 아이들을 위해 나는 무엇을 해주어야 할까’를 생각했다. 배우지 못한 부모에게 태어난 아이들도 충분히 배울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아이들도 성공의 꿈을 키울 수 있게 해주자. 최소한 교육 격차로 한숨 쉬는 나라는 만들지 말자. 교육이 기회가 되고 투자가 되는 나라를 만들자. 옷깃에 있는 국회의원 배지는 그런 일을 하라고 국민이 달아준 것이다. 각오를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p.2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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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은 인연으로 산다
시대를 꿰뚫는 거목의 시선
- 조정래 작가님, 김초혜 시인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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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단의 거목 조정래 작가님의 신작 <황금종이>가 서점을 휩쓸고 있습니다. 저도 책을 냈습니다만, 작가님의 방대한 작품 세계 앞에서 절로 고개를 숙입니다.
작가님과 사모님이신 김초혜 시인께선 정치적 여정마다 든든한 지지자, 후원자가 되어주셨습니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등 시대를 꿰뚫는 그의 안목은 언제나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감사하게도 <같이 식사합시다>에 대한 감상과 추천의 글도 보내주셨습니다. 거장의 과찬에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말씀하신 “참다운 민주정치”의 기대와 꿈을 당당하게, 또 겸손하게 이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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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한민국은 지도자가 보이지 않습니다. 국민이 국가의 미래를 걱정해야하는 상황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국회라도 중심을 잡아야 하는데 국회는 여야가 매일 싸움하는 모습만 보이고 국가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는 노력을 볼 수 없는 것 같아요. 정의는 실종되고 비 상식이 판을 치는... 참 슬픈 현실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 양00님 -
도덕과 실용을 바탕으로 과학 발전, 노동생산성 통해 수출을 많이하고 무역 흑자를 이루어 환율을 낮추고, 이자를낮추어야 경제가 살아날텐데 지도자들의 노력이 아쉽네요
- A00님 -
<온라인 독자 후기 글 소개>
강원도 출신으로 일잘하는 이광재는 많이 들어보았지만 인간적인 모습을 접할 기회가 적었는데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정치는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그 단순하면서도 기본이 되는 명제를 말씀해 주시니 감사할 지경입니다.
- se***** (교보문고) -
혼밥, 혼술, 1인가구, 개인주의가 팽배한 지금, 인간이 살아가는데 먹는 것만큼 중요한 게 있을까 싶은데 그것도 '혼자'가 아닌 '같이' 먹고, '같이' 소통하고, '같이' 살아가는 세상으로 정치가 방향을 잡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구매해 읽었다. 정치인인지 정치예능인인지 구분이 안되는 정치인들의 행태를 보며 정작 민생에 대해 고민하는 정치인이 누굴까 고민해 보게 되는 책이다. 이 책을 정치인들도 좀 읽었으면 좋겠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도리뱅뱅이‘라는 음식을 주문해 먹어봤는데 생각보다 너무너무 맛있어서 놀랐다. 이 음식도 강추! ^^
- mi***** (교보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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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kjwj@naver.com 서울시 영등포구 의사당대로 1 국회의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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