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광재입니다.😃
저는 어린 시절 말썽쟁이였습니다. 공부엔 관심도 없었어요. 학교 숙제는 내팽겨치고 평창 노성산을 헤집고 다니기 일쑤였습니다. 다음 날 선생님에게 회초리 맞고, 또 농땡이치고, 다시 몇 대 맞고... 끝내 변소 청소의 굴욕도 맛봤습니다.🤣
인생이 바뀌기 시작한 건 초등학교 4학년, 이경희 선생님을 만나고부터였습니다. “광재야. 넌 내일부터 늦게까지 남아서 나랑 자습하자.” 선생님은 낙제 수준의 저를 집에 보내지 않으셨지요. 매일 방과후에 남아 문제를 풀고, 다음 날 반 친구들이 공부할 수 있게 칠판에 또박또박 써놔야 겨우 통과였습니다.
처음엔 주변에서 하도 놀려 부끄러웠습니다. 그런데 한 학기 지나자 신기하게도 성적이 수직 상승하는 겁니다. 공부에 점점 재미가 붙기 시작했지요.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솟아올랐습니다.📚
누군가에게 사랑받는다는 것. 무엇보다 그 느낌의 소중함이 참 컸어요. 인간은 사랑받으면, 사랑에 보답하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이경희 선생님과의 만남은 인생의 큰 전환점이었습니다.
다가오는 15일은 스승의 날입니다. 꼭 한 가지 정책만 성공시킬 수 있다면, 저는 고민 없이 “교육”이라고 답할 것입니다. 어린시절의 그 경험 때문이지요.
어떻게 아이들에게 사랑을 줄 것인가. 우리의 교실과 강의실, 학교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희망은 교육뿐입니다. 하나씩 긴 호흡으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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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을 여는 문장
“우리가 교육하는 이유가 뭘까요?
사회에 진입하는 사람들이 이 정도는 최소한 알아야
원만히 함께 살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치는 거라면,
과연 우리가 아는 걸 모두 가르쳐야 할까요?”
아날로그 시대였던 20세기엔 대학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했습니다. 인문학, 자연과학, 사회과학, 예술의 이론과 응용을 학생에게 전달했죠. 디지털 전환기인 21세기, 코로나19와 챗GPT는 저 멀리 있던 교육의 미래를 앞당겨왔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최소기본교육 소위원회’를 만들어 정말 아주 기본적으로 배워야 할 게 무엇인지를 집중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평생 자연을 탐구해온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님의 제안입니다.
그간 받아들이고 암기하는 교육을 해왔습니다. 이제는 호기심으로 모든 걸 의심하고 두드려보는 교육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질문하고 토론하고 협동해서 문제해결에 이르도록요.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최소한 가르쳐야 할 것'은 무엇이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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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 한 조각 & ✉️ 의사당대로1, 사람사는 이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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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를 바른길로 이끄려면
온 마을의 사랑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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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밖 아이들의 선생님' 국회경비대 이백형 경감 인터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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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폭력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드라마 <더 글로리> 이후 국회가 대책을 마련하라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지요.
방안을 고민하던 중 한 이야기를 전해들었습니다. “국회경비대에 ‘관악구 비행 청소년들의 저승사자’로 불린 전설적인 인물이 있다.” 7년간 학교전담경찰관(SPO, School Police Officer)으로서 수많은 아이들에게 희망을 선사한 이백형 경감입니다.
이번 주엔 ‘생각 한 조각’과 ‘의사당대로’ 코너를 묶어 이백형 경감과의 대화를 전해드립니다. 학교 폭력 문제, 어떻게 해결해야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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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독자 여러분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23년차 경찰관 이백형입니다. 국회경비대엔 올해 3월부터 파견을 왔고, 이전엔 주로 사회적 약자 관련 부서에서 일했습니다.
Q) 국회에 오신지 얼마 안 되셨네요. 맡고 계신 임무는 무엇인지요?
A) 현재 국회기동대에서 팀장을 맡고 있으며, 국회 곳곳의 CCTV를 모니터링해 우발 상황에 대응하는 임무를 수행합니다.
Q) 국회의 안전을 책임지고 계시군요. 늘 감사합니다. 소문에 학교 폭력 전담 경찰관으로 이름을 날리셨다고 들었습니다. ‘관악구의 저승사자’라고 불리시던데요?
A) 2012년 SPO 제도가 만들어지면서 초기 멤버로 합류했어요. 10년간 알고 지낸 친구들만 5천명을 넘습니다. 지금까지도 페이스북, 카톡으로 꾸준히 소통하고 있지요. 유튜브에도 학교 폭력 예방 콘텐츠를 올리고 있고요. 그러다보니 그런 별명이 붙었나 보네요.(웃음)
Q) 10년이나요? 쉽지 않은 일인데 열정이 대단합니다.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A) 학창시절 저도 학교 폭력을 가까이서 많이 지켜봤어요. 피해자도, 방관자도 돼봤습니다. 지금은 두 아이의 아버지이기도 하지요. 이 심각한 폭력의 고리를 완전히 끊어내야겠다는 각오가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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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어린 시절의 경험이 이후의 삶에 큰 영향을 주지요. SPO 제도에 대해선 다양한 목소리가 있습니다. 현장에서 힘들거나 어려운 일이 많으셨을텐데요.
A) 처음에는 ‘경찰이 왜 학교를 와?’라는 시선이 많았지요. 선생님, 학부모님들도 비협조적이셨습니다. 하지만 10년이 지나면서 SPO의 역할이 많이 중요해졌어요. 늘 위기 청소년들을 바른길로 이끌려고 노력했지만, 마음처럼 안될 때도 많았습니다. 도와주던 친구가 재범을 저지르면 힘이 빠지곤 했어요.
Q) 그래도 포기하지 않으셨군요.
A) 끊임없는 사랑과 관심이 가장 중요해요. 단 한 명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소년원에 간 친구들을 보러 꾸준히 면회가고 편지를 썼지요. 그런 친구들이 시간이 지나 검정고시 합격, 대학 합격 등 소식을 전해오면... 그토록 뿌듯할 수가 없습니다.
Q) 꾸준한 사랑과 관심, 어쩌면 교육의 본질이 아닐까 싶습니다. 위기 청소년들도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면, 인생이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요?
A) 몸소 느낀 사례가 많아요. 심각한 게임중독에 빠진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에게 "드론을 한 번 해봐"라고 제안했어요. 학원도 수소문해 싼 수업료로 배울 수 있게 도와줬지요. 재미를 점점 붙이더니 기어코 국가 자격증까지 따더군요. 3년 뒤엔 드론학과에 특기자로 붙었습니다. 부모님이 제가 있던 경찰서에 떡을 돌리고 눈물을 흘리시면서 손을 잡아주셨지요. 그 온기를 잊지 못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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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잖아요. 꾸준한 사랑과 함께 확실한 대책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A) 맞습니다. 지금까지는 학교 폭력 대책이 ‘가해자 조치’에 초점을 두고 있었어요. 이제 피해자의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시키는 데 중점을 둬야 합니다. 최근에는 사이버, 언어 폭력의 비중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상처가 없으면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아요.
Q) 공감합니다. 요즘 온라인 학교 폭력 사례들을 살펴보니... 참 심각하더군요.
A) 상담 인프라를 확충하고, 피해자 아이들이 신고하면 주변으로부터 놀림이나 보복당하지 않을 것이란 확신을 줘야 합니다. 최근엔 맞벌이 가정이 늘어났잖아요. 학교, 학부모, SPO를 포함해 지역사회가 함께 세심하게 보살펴야 하죠.
Q) 어떤 정책이 변화를 만들어낼지 고민됩니다. 국회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요?
A) 청소년 관련 법안에 대한 논의가 지지부진한 경우가 많아요. 선거철에도 청소년은 관심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많지요. 무엇보다 관련 법을 논의할 때 현장 의견이 잘 반영되지 않는 느낌을 받습니다. 비행 청소년들을 가장 처음, 가장 자주 접하는 현장 경찰의 목소리가 더 반영됐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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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현장을 경험한 분의 이야기를 들으니 와닿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단 한 명의 아이들도 포기하지 않는 마음, 그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A)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가 없다지만, 청소년 선도는 최소 수십 번 이상은 만나 대화하고, 밥도 사주고, 따끔하게 꾸짖고 그렇게 사랑을 줘야 변화가 시작됩니다. 결국 사람과 사람의 관계잖아요. 진심을 열고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필요해요.
Q) 오늘 경감님과 대화하며 느낀 바가 많습니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나 목표가 있으신지요?
A) 제가 도운 아이들 중 국회의원, 대통령이 나오는 것이 꿈입니다. 국회에서 일하고 가장 좋은 점은 아이들에게 국회 구경을 시켜주며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에요. “너네도 할 수 있어. 지금은 흔들리고 잘못된 생각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남을 도우며 사는 삶의 가치가 더 크단다.” 제가 한 아이의 인생을 바꾼다면, 그 아이가 언젠가 나라를 살릴 수도 있잖아요? 앞으로도 그런 사명감과 자부심을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군인의 탱크보다, 경찰의 곤봉보다 더 큰 사회적 폭력은 길가의 우는 아이를 내버려두는 것이다.’ 젊은 시절 어떤 책에서 읽은 구절입니다. 교실에서 폭력을 완전히 씻어내고 사랑을 채우려면, 우리 어른들이 어떤 마음을 가져야할지 느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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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과 생각을 함께할 수 있는 것 같아 너무나 좋습니다."
-류00님-
"보내주신 레터를 읽으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됩니다. 이 세상에는 당연한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네요. 우리나라가 직면한 저출생 문제에 대한 사무총장님의 의견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백00님-
"항상 책 10권을 읽어야 얻을 수 있는 삶의 지혜와 희망을 전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를 빛나게 하는 것이 아닌 '우리' 모두를 빛나게 하는 지혜!"
"우영우 박은빈 배우의 수상 소감 다시 기억하게 해줘서 감사함다~~~"
답장을 보내주시는 분들이 부쩍 많아지고 있습니다.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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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밤 이 음악&영화 🎥
삶은 선택의 연속
- <할건지말건지> 장기하 (20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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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까 말까 할까 말까
할지 말지 할지 말지
할락 말락 할락 말락
하는 둥 마는 둥 할 거면은 하지 마”
히말라야에는 한고조(寒苦鳥)라는 새가 산다고 합니다. 둥지 없이 살다가 밤만 되면 “내일은 둥지를 지으리”하고 다짐하죠. 하지만 아침만 되면 햇볕이 내리쬐는 설원에서 놀기 바쁩니다. 밤이 되면 또 “내일은 둥지를 지으리”하고 후회한답니다.
참 이상하지요. 그냥 하면 될 텐데. 사실 의지에 의한 변화는 쉽지 않습니다. 중력과 관성을 이겨내야 하니까요. 할까 말까, 할지 말지, 할락 말락, 하는 둥 마는 둥. 변화를 앞둔 인간의 간질간질함이 느껴지는 곡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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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건지 말 건지
나도 몰라 잘 몰라
맞는지 틀린지
물어보지 마
나도 제발 좀 물어보고 싶어”
장기하의 앨범에는 두 곡이 실려있습니다. ‘해’와 ‘할 건지 말 건지’가 그것이지요. ‘해’를 실컷 말하듯 노래하고 노래하듯 말해놓고, 또 무심히 ‘할 건지 말 건지 나도 몰라’라고 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도전은 늘 두렵습니다. 아침에 눈 떠서 밤에 눈 감을 때까지 삶은 선택의 연속입니다. 이 선택이 맞는지 틀리는지, 누가 속 시원히 알려줬으면 좋겠는 때가 늘 있지요.
모든 순간은 한 번뿐이고, 모든 순간은 소중하기에 선택을 앞두고 이처럼 변덕을 부려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끔은 할 건지 말 건지 잘 몰라도 괜찮습니다. 그래도, 할라다 말았는데 할 바에는 해보자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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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kjwj@naver.com 서울시 영등포구 의사당대로 1 국회의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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